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둘째가 첫째 때문에 못 살겠다고 독립시켜 달래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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by potatochip 2025. 1. 9. 07:00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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안녕하세요, 고민이 있어 여기에 글 남깁니다.
 
다름이 아니라 둘째가 첫째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자취를 시켜달래요.
첫째, 둘째라고 했지만 둘이 나이 차이는 안납니다. 쌍둥이거든요.
 
첫째가 15분정도 빨리 태어났고, 둘째가 그 뒤에 태어났어요.
쌍둥이 사이에서는 서열이 중요하다고 해서 어릴 때부터 나이 차이는 없어도 첫째가 먼저 태어났으니 언니라고 가르쳤어요.
 
물론 둘 다 머리가 어느정도 큰 후에는 서로 알아서 적당히 잘 지내는 듯 했습니다.
 
근데 둘째가 어느날 저랑 잘 이야기 하다가 정말 엉엉 울면서 자취시켜달라고 하는겁니다.
 
너무 놀라 왜 그러느냐고 물으니 자기는 언니(첫째)가 자기 인생의 암덩어리 같대요. 너무 버거운 존재라고 멀리 떨어져 살고 싶다고 합니다.
매번 둘이 매번 어디 카페가고 쇼핑가고 깔깔 웃으면서 잘 지내는 걸 두 눈으로 봤기에 너무 충격적인 말이었어요.
 
이유를 물어보니 첫째가 너무 예민한데, 그 예민함에 대한 감정을 다 자기 한테 쏟아낸다는 겁니다.
 
둘이 쌍둥이긴한데 정말 신기할 정도로 성향이 다르긴 해요.
첫째는 기질적으로 정말 예민하고 감성적인 반면에 둘째는 정말 무던하고 덤덤한 성격이에요. 첫째는 맘에 안드는게 있으면 하나하나 다 지적하고 이야기 하고 풀어야 하는 성격이고, 둘째는 그럴 수 있지하고 그냥 대충 넘기는 스타일이에요.
 
그래서 어릴 때는 둘이 성향이 너무 달라 걱정했는데, 성인 되고는 자기들끼리 싸우는 일 없이 깔깔거리고 잘 놀길래 친구같은 자매가 된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.
근데 둘째가 저리 말하니 놀라 이유를 물어보니, 첫째가 본인한테 아주 사소한 부정적인 일이 하나만 생겨도 전화해서 이러쿵 저러쿵 다 말을 한대요.
 
자긴 말하고 속이 후련해져서 전화를 끊지만 자기는 그 전화를 받고나면 마음이 너무 무겁고 하루종일 기분이 좋지 않대요.
같이 있는 동안에도 재밌는 일은 분명 있지만, 별 거 아닌 일에도 불평불만을 쏟아내고 습관처럼 짜증난다, 우울하다, 기분 나쁘다고 말을 하니 그럴 때마다 숨이 막힌대요.
 
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을 엄마아빠가 자랑스러워하는 걸 아니 자기도 나름대로 참아보려고 노력했는데 더이상은 안되겠대요.
(주변에서 우리애들 사이가 너무 좋아 부럽다고 칭찬하는 말을 자주 했거든요.)
 
자기가 더이상 쟤(언니)랑 붙어있다간 진짜 우울증 걸릴 것 같대요.
지금도 너무 무기력하고 죽고싶단 생각이 너무 자주 든답니다.
 
둘 다 대학생이고 집이랑 학교랑 가까워서 통학하고 있어요.
기숙사는 어렵고 자취라도 시켜달라고 어제 그렇게 우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더라구요.
 
우선 자취를 시켜주려고 해도 하면 첫째가 워낙 둘째를 좋아라해서 같이 나가 산다고 할 거거든요. 이전에도 한 번 둘째가 표면상 이유는 혼자 살면서 독립심 키워보고 싶다고 자취 시켜달랬는데, 그때 첫째가 그럼 같이 나가 살자고 막 그러니까 그럴거면 그냥 자취 안하고 집에서 산다고 했거든요.
 
아마 이때도 같은 이유로 자취를 말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.
 
첫째한테 상황을 설명해주고 둘쨰를 자취 시키는게 맞을까요?
첫째가 이 상황을 받아들이거나 상처를 받거나 하지 않을까요?
한 번도 이 정도의 자녀 간 상황이 있던 적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. 도와주세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