몇 년 동안 친하게 지낸 친구가 있어요. 저는 평소에 뭘 얻으면 그걸 나누는 걸 좋아해서, 그 친구랑도 종종 좋아하는 게임을 같이 하고, 간식도 나눠 먹고, 제 걸 빌려주기도 하면서 지냈어요.
그런데 저는 어디까지나 제 마음이니까 친구한테 “너도 나눠줘”라고 요구하거나 기대하진 않았고, 그냥 제가 좋아서 했던 거였어요.
이 친구는 제 사정도 거의 다 알 만큼 오래된 친구고, 제가 남자친구랑 많은 힘든 일을 겪고 나서야 겨우 사귀게 된 것도 알고 있어요.
그 남친이랑 사귀고 처음으로, 저를 위해 페레로 로쉐 2단짜리 초콜릿 상자를 선물로 보내줬어요. 제가 이 초콜릿을 엄청 좋아하거든요.
마침 다음날 그 친구가 저희 집에 놀러올 예정이었고, 남친도 그걸 알고 일부러 그 타이밍에 맞춰 선물을 보낸 거였고요.
그래서 저는 친구에게 톡으로 “@@이(남친이름) 너랑 내일 놀 거 생각해서 초콜릿 2단짜리를 보내줬더라”고 얘기하면서, 몇 개 나눠줄 생각도 있었고 “내일 같이 먹자~”라고 톡을 보냈어요.
그랬더니 친구가 바로 “내가 1층, 네가 2층”이라고 하더라고요.
사실 저는 몇 개 나눠줄 생각이긴 했지만, ‘아예 반 나누자’는 식으로 말하는 게 좀 당황스럽다고 느꼈어요. 그래도 그때는 그냥 웃고 넘겼고요. 참고로 이 대화는 남친, 친구, 저 셋 다 있는 단톡방에서 있었어요. 당시에 남친은 바쁜 편이라 눈팅만 하고 대화에 끼진 않았었어요.
그리고 다음날 친구가 왔을 때 막상 결국 초콜릿은 한 개만 먹고 갔는데, 그 말 자체가 계속 생각나더라고요?
나중에 남친이 그 얘길 꺼냈고, 남친도 그 말이 좀 기분 나빴다고 하더라고요.
그 얘길 듣고 나니까 ‘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’ 싶긴 했는데, 우리 둘 다 아직도 우리가 너무 속좁은 건가? 예민한 건가? 싶기도 해요.
그래서 다른 분들 생각이 궁금해요.
남친이 나한테 남친으로서 처음 준 선물을 친구가 아무렇지 않게 반 나누자고 한 건데, 이게 기분 나쁜 일이 맞는 걸까요?
아니면 제가 예민한 걸까요…?